사단법인 호아빈의 리본

19년 두 번째 모임 -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김진향 | 2019.02.19 23:27 | 조회 54

내한민국.

오타 아닙니다.

대한민국 아니고 내한민국 맞습니다.

 책의 제목이 참 독특해서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읽으면서 모두들 궁금해한 이 단어.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를 계속 고민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나의 대한민국'을 좀 더 특별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네요.



작가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논문으로 쓴 내용에 살을 붙이고 읽기 쉽게 다듬어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중앙도서관 카롤리나 레디비바에서 1904년 국운이 기우는 한국에 대해 쓴 책 <한국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대한 기억과 연구>

(I Korea: Minnen och studier fran "morgonstillhetens land")를 읽고 긍정적인 한국인의 모습에 눈을 뜬 것을 시작으로

관련주제를 연구하고 집필한 결과물이 이렇게 훌륭한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타국에서 오래 살다보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자료들을 방대하게 모아 한국인을 잘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배당하고 착취당한 세월이 긴 불운한 역사를 가진 나라, 아픈 과거가 많은 나라.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우리가 가장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한국인의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매력을 집어낸' 어려운 작업을 해냈습니다.

2011, <동아일보>구한말 조선을 바라보는 긍정의 눈이라는 칼럼으로 연재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여서 그런지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옛날 한국이란 작은 나라를 찾아온 호기심 많은 외국인들의 존재가 신기했습니다.

낯선 외국인을 본 한국인 역시 그들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보였지요.

그 당시의 한국인의 생활 모습과 특징에 대한 섣부른 판단과 오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좀 더 한국의 생활을 오래 체험하고 진정으로 교류한 사람들은 한국인의 장점과 진면목을 알고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19세기 후반, 서구의 여행자들이 일종의 가이드북으로 즐겨 읽은 책이 <하멜 표류기>(1668)였다고 합니다.

200년도 더 지난 책이지만 한국을 이야기한 '최초의 단행본'이었고, 저자인 하멜은 한국에 직접 살아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멜은 일행들과 함께 한국 땅에 표류하게 되었고, 전라도 지역으로 유배되어 살다가 13년 후 탈출하여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런 사람이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을 리가 있을까요.

책에는 제대로 된 이야기가 담겨 있을리 없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이런 식으로 편파적인 시선을 가지고 쓰여진 책들의 '결점'을 알고 있었다고 하니 흥미롭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경험하느냐에 그 나라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고 생각이 결정됩니다.

점점 더 많은 다양한 외국인들이 한국을 경험하고 다른 각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쓴 이야기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또 다른 인상을 심어주게 된 것 같습니다. 



책의 앞부분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대해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단순한 호기심 등에 대해 판단하고 기록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혼란스럽던 구한말 한국의 정치와 관료들의 행태, 먹고 살기 힘든 백성의 모습들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

그러나 그와중에도 한국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외국인들의 기록을 나열하여

가독성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하고 몰입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지배가 고조되던 시기에 외국인들이 바라본 시대상과 일본에 대한 생각!

 


남을 해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선한 민족이었던 우리는 구한말 힘없이 일본에게 지배당하고 맙니다.

그런 일본의 잔인한 횡포에 한국인보다 더 분노한 영국인이 있습니다. 바로 '매켄지'

낯익은 이름이지 않나요?

의병의 이야기를 다루며 우리의 가슴에 불꽃을 일으켰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과 그 이름이 함께 떠오르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많은 의병들을 우리가 기억하게 된 것은 그들을 취재하고 사진으로 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인 메켄지 덕분입니다.

그는 우리가 국사책에서 보았던 유일하게 의병을 찍은 단 한 장의 사진을 찍은 영국 기자입니다.

매켄지가 찍은 사진과 함께 기록이 남겨진 덕분에 우리는 의병의 존재와 활약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메켄지라는 영국인 기자에게 참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저 여행하듯이 한국을 겉핥기식으로 보거나

일본의 입장에 서서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매켄지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을 가진 기록들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국인을 너무 잘 이해한 나머지 부당하고 억울한 지배와 착취에 함께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진정 고마운 사람입니다.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며 공통적으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역사가 아무리 승자의 기록이라 하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귀중한 자료들이 남기도 하고

아무리 사소한 내용일지라도 기록으로 남아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내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 아예 모르고 있던 사실들까지

더불어 우리가 왜 일본의 부당한 지배를 받으며 아픈 역사를 겪어야 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이 가진 장점과 자랑스러운 면들을 알고 나면 한국인으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분명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발췌글 몇 개 올려봅니다.


p.25'이상한 나라'의 사람들은 열이면 아홉은 흰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기기묘묘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웨일즈 여인들이 쓰는 모자와 흡사한, 접시 위의 화분처럼 생긴 검은 것은 생긴 게 참 이상했다.

모자로 장점이 있을까 의심스럽지만상당히 공을 들여 만든 '예술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 요즘 외국인들에게 ''과 조선시대 한국인의 다양한 모자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생각나네요. (링크 걸어봅니다)

http://news.zum.com/articles/50597052

https://theqoo.net/index.php?document_srl=1005407590&mid=square



예술의 전당 건물이 멀리서 보면 거대한 갓 모양인거 맞죠?

서울을 오가며 이 건물을 바라볼때마다 혼자 그런 생각 했었는데 요즘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다양한 모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니 기분 좋네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



p.55

또 다른 날, 그렙스트는 월간지 더코리언리뷰를 발행하는 선교 학당을 방문했는데, 그곳의 책임자인 프랑스인 피에르도

한국인들은 게으르지 않고 오히려 명석한 데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두뇌가 명석한 민족이고,

이들이 빠져든 무기력 상태에서 깨어날 수만 있다면 원래 타고난 탐구심에 다시 불이붙을 수 있을 겁니다."


p.83일본의 터무니없는 선전에 오염된 사람들은 '한국인이 열등 민족이어서 자치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이 서구 문명과 접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러한 비난이 거짓이라는 것은 이미 분명해졌다.(매켄지)


p.269

한국은 "중세의 깊은 잠에서 서서히 깨어났다. 반면에 일본은 급히 깨어나 재빨리 서구문명을 도입하는 기회를 잡았다."

더욱이 한국은 중세의 잠에서 깨어나서도 암살과 침략이 점철된 과정을 겪었지만, 일본의 경우는 서양의 친절한 협조로 별 어려움 없이 문명을 수용했다.

한국이 "세상모르고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것은 분명 그들의 잘못"이었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여러 해 앞선 물질문명과 월등한 군사력을 동원해

침략해오는 일본을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한국이 일본의 발길질에 채이며 멸시당하는 것은 한국에 군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앨리자베스 키스)


p.324 누군가 나에게 한국인의 기질 중에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선함''강인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

절망적이리만큼 하대 받지 않는 한, 늘 평화롭고 남을 해치지 않는 사람들. 착하고 순박하다가도 위험이 닥치면

무섭게 일어서는 용감한 사람들. 그런데 이 착하고 강한 기질이 고대의 기록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눈 이야기들을 간단히 정리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 앞부분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라 읽기 힘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몰랐던 사실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사실에 근거한 글쓰기가 점점 설득력이 있었다.

- 관료의 부정부패, 매관매직 그로 인한 백성수탈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다.

- 이 책을 쓰면서 작가 자신이 민족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애정을 느꼈으며 많은 걸 배웠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 알려주신 '키스 앤 코리아'라는 웹툰이 내용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1919328일 독립만세운동이 한창이던 때 동생과 함께 한국에 방문한 엘리자베스 키스는 한국인과 생활모습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다.


 

자박자박을 통해 평소 전혀 읽을 것 같지 않은 굉장히 어렵고 유식해지는 책들을 읽어내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책을 읽어내며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생각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게다가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머리 쥐어짜며 글도 써야 하지만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기꺼이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글을 모아 작년에 만든 문집이 얼마나 뿌듯한지~

올해도 책모임과 글쓰기를 계속 하기로 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겠죠?

좋은 책과 만나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눈으로 보는 세상을 만나고 있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자 시작한 호아빈의 리본과의 인연이 저에게 더 많은 선물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는 건 안비밀! 



그리고 두둥~이윤용 작가님 아시죠?

새 책이 나왔습니다.

유쾌발랑상큼하면서도 재미난 이야기. 구성도 정말 참신하고 독특합니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어요.

강추합니다.

저는 작가님 다른 두 책도 소장중입니다만, 이렇게 따끈따끈한 신간을 작가에게 직접 받은 이 날 너무 행복했답니다.

곧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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