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호아빈의 리본

2019년 따뜻한 겨울 베트남(사진, 영상, 그리고 후기)

박길훈 | 2019.01.28 14:50 | 조회 259

2019년 1월 14일부터 20일까지 호아빈의 리본 베트남 방문기입니다.
이번 베트남 방문단 단장을 맡은 초등교사 박길훈입니다.
5박 7일 동안의 길었던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짧은 글과 사진으로 남깁니다.


<1월 14일 첫날>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호치민으로


비행기를 타는 시간은 10시 50분이지만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행수속 시간 때문에 새벽같이 출발하였습니다.
7시쯤 공항 장기주차장에 차를 두고 터미널에서 일행을 만났습니다.
곧바로 수하물 처리와 티켓팅을 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각자 먹고 싶은 아침을 시켜 먹고 잠시 쉬었다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사진 5명과 어른 회원 9명, 그리고 아이들이 6명입니다. (이후 통역 4명, 흙살림에서 오신 분들 2명이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다섯시간 남짓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베트남의 공기는 후끈까지는 아니었지만 따뜻했습니다.
이 느낌은 한국으로 돌아와 글을 쓰는 지금까지 계속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은 기온도 사람도 참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호치민에서 하룻밤을 지낼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었다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갔습니다.
현지인들도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유명한 식당이라고 합니다.
인천공항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점심을 걸러서 그런지 우리는 저녁밥을 꽤 오래 먹었습니다.
드나들었던 접시수를 셀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까 말이죠.
바깥에 나가면 음식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한다지만 마치 우리 먹거리인 양 정신 없이 먹었습니다.
배가 고프니까요. 맛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밥 값이....




<1월 15일 둘째날>


전쟁증적박물관, 푸옌 뚜이호아 공항, Sala Beach Hotel, 문화체육관광청과의 면담과 만찬


호치민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호텔로비에서 단체샷을 찍고 빠듯한 일정을 시작합니다.
마음 속으로는 지금 이 밝은 얼굴이 마칠 때까지 이어지길 바라면서 말이죠.



긴 여정의 출발은 호치민 전쟁증적박물관에서 시작합니다.
한베평화재단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 곳 한 곳 순서에 따라 둘러보고 설명을 들으며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한국군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많이 않았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함께 온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보여 줄 수 없어 조금 먼발치에 있도록 했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못 볼 꼴을 보인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는 회원분들



그동안 지원해 온 세 명의 대학생 장학생들과 증적박물관 앞에서 만나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쟁증적박물관을 모두 둘러본 뒤, 분짜로 점심밥을 먹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 10분 정도 날아서 푸옌성 뚜이호아 공항에 도착하니 조금 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절상 건기라고 했지만 비가 축축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날씨 어플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체류하는 닷새 동안 계속 비 예보가 있었습니다.
통역을 맡아주신 이후씨에게 물어보니 이상 기후라고 합니다.
굵은 비가 아니라서 크게 마음 쓰지는 않았습니다.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 관계자 분들이 나와서 맞이해주셨습니다.
단장을 맡은 저에게 꽃다발을 주길래 어색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푸옌성에서 지원해주신(정확하게는 푸옌성 산하 극단 차량)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지원해주신 버스가 있어 푸옌성에서의 일정들이 많이 수월했습니다.
숙소는 Sala Beach Hotel 입니다.
공항에서 직선 거리로 5킬로 정도 떨어진 곳이라 금방 올 수 있었습니다.
해변가여서 창밖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아이들은 숙소 수영장을 보고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길 건너 넓은 수영장과 바다를 보고서는 금새 환해졌습니다.
나중에는 등에 오이를 붙일 정도로 신나게 놀았지요.






숙소에 짐을 모두 풀고 쉬는 것도 잠시...
푸옌성 문화체육관광청 관계자분들과 면담 및 만찬이 잡혀 있습니다.
숙소 앞 Sea Food 식당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만찬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만난 분들이 우리의 일정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만찬이 이어지는 동안 베트남의 접대문화에 대해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썼을 텐데, 우리의 뜻을 아신다면 오히려 그 비용을 아이들에게 쓰면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관행과 문화의 다름을 몸소 느꼈던 만찬이었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만찬의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모두 호텔로 돌아와 호텔 레스토랑에 잠시 모여 앉아 칵테일로 여흥을 즐겼습니다.

칵테일의 가격에 놀라며.... 우리의 이틀째 밤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1월 16일 셋째날>


푸옌성 문화역사 탐방, 위령비 참배, 평화공원 방문


셋째날 오전에는 푸옌성 문화역사를 살펴보았습니다.
망랑 교회(천주교 성지)와 Da Dia(다디어) 주상절리, 탄르엉 사원을 둘러보았습니다.
불교 국가이다 보니 베트남도 역시 우리나라처럼 천주교가 매우 심하게 박해 받아왔더군요.
이어서 문화관광청 분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의 제주도 주상절리대의 축소판 같은 다디어 주상절리를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처럼 관광객이 북적북적하지 않아 여유롭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오는 길에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꿀맛이었습니다.

이어서 탄르엉 사원(불교 사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지붕 양식과 내부를 보여 신기해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일정으로는 민간 학살지 마을로 갔습니다.
위령비가 세워진 자리에는 원래 한국군 증오비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위령비는 세워진 지 3년 정도 되었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었습니다.

관계자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 속에 단 한 번도 한국군이 잘못했다거나 사과를 해야 한다거나, 한국을 미워하는 마음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갔지만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더군요. 
양국간의 정치적인 문제로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더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준비한 꽃을 단에 올리고 잠시 묵념을 드렸습니다.









곧바로 한베평화공원으로 이동하여 그곳을 관리하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공원을 잠시 둘러보고 관리하시는 분들의 거처에서 차 한 잔을 얻어 마셨습니다.
그리 긴 시간을 있지 않았지만 나오면서 두 손을 꼭 맞잡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따뜻한 두 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민간 학살지와 위령비, 평화공원을 이어 둘러보며 마음 한 곳에 묵직한 무엇인가가 들어선 것 같았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눈물을 흘리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 눈물의 뜻이 무엇일까요?'











<1월 17일 넷째날 - 오전>


푸트군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다.


방문한 푸트군초등학교는 원래 푸트군 제2초등학교였습니다.
교육행정상의 문제로 제1초등학교와 제2초등학교가 명칭 통합을 하며 하나의 학교가 되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한 분인 두 개의 학교가 된 셈입니다.
기존에 계속 인연을 가졌던 학교에서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던 베트남의 접대 문화로 우리는 귀빈대우를 받았습니다.
기분은 좋았지만 열심히 준비해주신 학교 관계자분들,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장학금 전달을 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호아빈의 리본" 회원이 늘어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생각 들었습니다.
돌아가면 열심히 홍보하고 회원가입을 시켜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학교 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허름한 책상이며, 비가 오거나 바람이라도 새차게 불면 금새 떨어질 것 같은 천정 기와며, 칠판 지우개도 제대로 없어서 천조각이 올려져 있는 칠판을 보며, 차마 미안한 마음조차 드러낼 수가 없었습니다. 







함께 베트남으로 온 우리의 아이들...
이 날 우리 아이들의 역할은 베트남과 우리가 하나가 되도록 하는 다리 역할이었습니다.
정말 훌륭하게 역할을 다해주었습니다.
원래 계획으로는 참여한 회원 중에 선생님들이 많아 베트남 아이들에게 우리 놀이를 가르치겠다고 준비해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닥에 달팽이 놀이를 그려 놓고 우리 아이들과 한 바탕 놀더니 이젠 자기네 놀이처럼 신나게 놉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우리 아이들과 시작했더니 모든 아이들이 달라붙어 함께 놉니다.

선생님 소리꾼이자 설장구 달인이신 오광식 선생님의 북장단과 소리에 맞춰 강강수월래를 놀았습니다.
한 아이도 빠짐없이 함께 우리와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뛰었습니다.

전날 밤 즉흥적으로 이야기 나누었던 강강수월래 놀이가 이토록 멋진 그림을 만들어낼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의 즐거워 하는 얼굴을 보니 모두 흥이 올라 얼마나 돌고 또 돌았는지 모릅니다.







한쪽에서는 정윤상 이사님(쉐프)이 놀이에 허기진 아이들을 위해 떡볶이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무려 200인분...말이 200인분이지 떡볶이를 200인분을 한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일입니다.
무모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쉐프님께 손뼉을 쳐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정말 비장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떡볶이 요리에 혼을 다했습니다.

아이들은 헉헉대면서도 맛있는지 OK! OK! 를 연발했습니다.























1시부터 4시까지 거의 3시간 가까운 시간을 아이들과 놀고, 떡볶이를 즐기며 우리는 그렇게 놀이와 먹거리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나오며 이 아이들이 평화롭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과 이해관계가 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한국과 베트남의 미래는 서로에게 어떤 악감정도 없는 우리 아이들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어른들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해내자. 그렇게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주자는 생각...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베트남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잘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오전의 즐거움과 따뜻함도 잠시... 오후에는 민간학살지와 그 합동묘를 보고 왔습니다.
하루 만에 100여명을 무참하게 한 줄로 세워 총으로 학살했다고 합니다.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묘비를 바라보며, 우리 역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또 하루, 오전과 오후, 감정의 선이 무자비하게 오가는 상황이 갑자기 불편해졌습니다.
뭘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지만 마음 한 곳에 묵직하게 자리잡은 덩어리가 쉽사리 빠져 나가지 않았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아니....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 아픔을 감히 가늠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을 하기 위해 왔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잊지 않고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사과를 해야 하는 것과 받아야 하는 것은 그 무게의 차이가 없을 겁니다.










<1월 18일 그 이후...>


관광지 탐방, 다시 호치민으로 그리고 인천으로...


바이몬 관광지와 냔탑(고탑)을 둘러보았습니다.
푸옌성에서의 남은 하루는 조금은 여유 있고 편하게 지냈습니다.
관광지를 다녀오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숙소에 남아 물놀이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저녁에는 이사진들 일정과 나머지 분들의 일정이 조금 달라 따로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각자 베트남에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호치민으로, 다시 일상으로...


꿈만 같았던 베트남의 마지막 숙박을 끝내고,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호치민으로 옮겨 왔습니다.
아침 일찍 옮겨와 인천행 밤 비행기 시간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남았습니다.
우선은 정해진 일정인 대통령궁(통일궁)을 둘러보았습니다.
궁을 둘러보고 나와 궁밖 카페에서 코코넛에 빨대를 꽂아 들고 낯선듯하면서도 왠지 익숙한 베트남 음악에 잠시 빠져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베트남 국수로 점심을 마쳤습니다.
크게 별 다를 것은 없지만 베트남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시장과 마트, 백화점을 둘러보고 간단한 쇼핑을 하기도 했습니다.
장사치들이 다 그렇겠지만 물건을 팔기 위해 호객행위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베트남 사람들, 참 착하다. 친절하다. 따뜻하다는 느낌... 일주일 간의 여행 동안 쭉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더 베트남이 좋아졌습니다.












일주일이라는 짧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함께 다녀온 분들과 현지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마음도 나누었습니다.
이 여행의 여운이 제법 길 것 같습니다. 마음 한 곳에 아프게, 또 소중하게 담아두어야겠습니다.

함께 다녀 온 분들과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나누었던 소감을 남겨둡니다.

다치지 않으셔서 고맙다(조미라)
앞으로 잘 살아야겠다. 반성을 많이 했다(조배식)
손잡고 함께 연결되고 공감하는 힘들이 대단하다(정지찬)
독방을 주셔서 감사하다(오광식)
봉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강동화)
에너지 넘치게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와서 힘났다(김진향)
받은 것에 대해 보답을 못한 것 빼고 다 좋았다(김정애)
말 안 통해도 재밌게 놀았던 것이 좋았다(김벼리)
나에게도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었다(송점숙)
아이들과 노는 것이 좋았고 통역 언니들과 즐거웠다(김여울)
우리 아이들에게도 계속 이어갈 기회가 되겠다(김명화)
수영이 좋았다. 나머지는 거의 좋지 않았다(권도윤)
이 여행이 앞으로의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 지?(이혜순)
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권민결)
좋은 삶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권재우)
호아빈의 힘이 될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살겠다(정윤상)
아이들에게 못 볼 꼴을 보여준 것 같아 걱정들었다(김강수)
수영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서 좋았다(하윤)
우리가 베트남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박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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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장학금 지급(총64명 216,000,000 VND / 약 10,800,000원)
 1. 재학생 :

     고아,장애인,극빈층 학생 40명*2,000,000 VND  = 80,000,000 VND  , 성적우수자 학생 : 10명*3,000,000 VND  = 30,000,000 VND 
 2. 졸업생(중학생) : 8명*5,000,000 VND  = 40,000,000 VND / 작년 못 지급한 학생 가족에 지급 5,000,000 VND
 3. 졸업생(고등학생) : 3명*7,000,000 VND  = 21,000,000 VND 
 4. 졸업생(대학생) : 3명*15,000,000동 = 45,000,000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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